[특별기고]김상홍 교수의 인생론② 명의 다산 정약용

김상홍 | 기사입력 2020/12/27 [16:03]

[특별기고]김상홍 교수의 인생론② 명의 다산 정약용

김상홍 | 입력 : 2020/12/27 [16:03]

 

▲ 다산 정약용(사진_중앙일보)     ©편집인

 

 

내가 글을 읽고 도를 배우는 것은 천하 사람의 목숨을 살리기 위함이다. 그렇지 않으면 황제(黃帝)의 의학책을 읽어서 의약(醫藥)의 오묘한 이치를 깊이 연구하는 것 또한 사람을 살리는 방법이다.(吾讀書學道, 要以活天下之命. 不然讀黃帝書, 深究醫奧, 是亦可以活人.)”

 

책을 읽고 도를 배우는 것은 천하의 인명을 살리기 위함이라는 명언은 북송의 범중엄(范仲淹, 9891052)이 한 말이다.

 

조선후기 실학을 집대성한 다산 정약용(17621836)은 홍역으로 죽어가는 어린 생명과, 염병으로 죽어가는 백성들을 살린 명의(名醫)이기도 하다. 다산은 15세에 한 살 많은 16세의 홍혜완(洪惠婉)과 결혼했다. 부부 금실이 좋아 자식을 9(63)을 낳은 다산(多産)한 아버지이다. 그러나 6(42)이 요절하고, 21녀만 성장했다.

 

다산은 6명의 어린 자녀를 가슴에 묻은 참척(慘慽)을 겪은 불행한 아버지였다. 다산은 마진(麻疹, 홍역)의 치료책인 마과회통(麻科會通)을 저술해서 우리나라 마진학의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

 

다산은 36세 때(정조 20, 정사, 1797) 6월에 황해도 곡산도호부사로 부임한다. 이해 겨울에 마과회통12권을 완성했다. 이 책의 서문에서 앞에 인용한 범중엄의 말을 인용한 후 "옛사람의 인자하고도 넓은 마음이 이와 같았다.”(古人立心之慈且弘如是也.)라고 했다.

 

영조 51(1775)에 한양에 마진(홍역)이 크게 번져 어린 아이들이 죽었다. 이때 의술이 뛰어난 사람으로 자()가 몽수(蒙叟)이고 이름이 이헌길(李獻吉)이란 이가 있었다. 그는 수많은 어린 생명을 살렸다. 다산이 홍역에 걸렸을 때 살린 사람이 바로 이헌길이다. 다산은 생명의 은인인 이헌길의 은혜를 잊지 않고 몽수전을 썼다.

 

다산은 몽수전에서 근세에 이몽수란 이가 있었다. 그 사람은 뜻이 뛰어났으나 공명을 이루지 못하여 사람을 살리려 하나 할 수 없었다. 그래서 마진(홍역)에 관한 책을 홀로 탐구하여 수많은 어린아이를 살렸으니 나도 그중 한 사람이다 밝혔다.

 

다산은 이몽수의 의술로 살아났기 때문에 마음속으로 그 은혜를 갚고자 하였으나 어떻게 할 만한 일이 없었다. 그래서 몽수의 책을 가져다가 그 근원을 찾고 그 근본을 탐구했다. 중국의 마진에 관한 책 수십 종을 얻어서 이리저리 찾아내어 조례를 자세히 갖추었으나 다만 그 책의 내용이 모두 산만하게 뒤섞여 나와서 조사하고 찾기에 불편했다.

 

돌림병인 마진은 병의 속도가 매우 빠르고 열이 대단하므로 순식간에 목숨이 왔다 갔다 하니 세월을 두고 치료할 수 있는 다른 병과 달랐다. 다산은 마화회통을 자세하게 나누고 유별로 모아 눈썹처럼 정연하고 손바닥을 보듯 쉽게 하여, 병든 자들이 책을 펴면 처방을 얻어 번거롭지 않도록 했다. 무려 다섯 차례 초고를 바꾼 뒤에 이 책을 완성했다. 다산은 ! 몽수가 아직까지 살아 있다면 아마 빙긋이 웃으며 흡족하게 생각할 것이다.”라고 했다.

 

다산은 홍역으로 죽어 가는 어린 생명들을 구하고자 심혈을 기우려 무려 다섯 차례나 초고를 바꾼 뒤에야 마화회통을 완성한 것은 애민정신의 실천이다. 또한 생명의 은인인 이헌길의 전기인 몽수전를 남겨 운혜에 보답하였으니 아름다운 일이다.

 

▲ 다산 정약용의 <목민민서>(사진_브런치)     ©편집인

 

 

다산은 목민심서관질(寬疾)에서 염병과 천연두 및 여러 민간 병으로 요사(夭死)하는 천재(天災)가 유행할 때에는 마땅히 관아에서 구조하여야 한다.”라고 했다내가 강진에 유배살 때 가경(嘉慶) 기사년(1809)과 갑술년(1814)에 큰 기근을 만났고 그 이듬해 봄에 염병이 크게 유행했다. 나는 성산자(聖散子, 염병 치료약) 처방을 백성들에게 전하여 살려낸 사람이 또한 그 수를 헤아릴 수 없다. 혹 포부자(泡附子)를 쓰면 영험이 없고 반드시 생부자(生附子)를 써야 곧 신기한 효험이 있다.

 

다산은 하늘의 재앙이 유행할 때는 반드시 구제해야 한다는목민심서의 정신을 실천했다. 그는 곡산도호부사 시절이나 유배시절이나 홍역과 염병으로 죽어가는 생명을 살려낸 명의이다. 자신이 입론한 것을 몸소 실천했다. 다산은 천하의 인명을 살리기 위해 책을 읽었고 도를 배웠다. 그리고 이를 실천했다조선후기 실학을 집대성한 다산은 병든 사람을 고쳤고 세상을 고치려고 노력했다. 그래서 다산이다.

 

등신짓을 하고 그것이 등신짓임을 모르고 나대며 깨춤을 추는 자들이 없어야 나라다운 나라다. 우리 속담에 구렁이 제 몸 추듯이 있다. 이는 자기 자랑만 하는 것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정부는 K방역을 그토록 자랑하며 자화자찬 하더니 입원 병실이 부족으로 집에서 대기하다 죽는 환자가 발생하고, 5일 연속 1000명대로 늘어나더니 어제(19)1097명이 발생했다. 30여 국가는 백신을 맞으며 새해를 맞이하는 데 우리나라는 백신을 맞을 날이 하대명년(何待明年)이니 기가 차고 답답하다.

 

국민의 생명을 지키고 보호하는 것이 정부가 할 일이다. 문재인 정부는 구렁이 제 몸 추는 데는 도()가 텄지만, 중국에서 침투한 돌림병 코로나19 방역에는 실패했다. 우리의 복이 여기까지인가보다. 자금이라도 자화자찬하는 시간에 방역에 총력을 기우려야 한다. !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이 어쩌다 이렇게 되었나. 슬픈 일이다.@

 

 

  • 도배방지 이미지